2014.08.14 11:56

[2014 Nemaf] 거듭되는 항거, 제인 진 카이젠과의 대화

 

2014년 8월10일 오후 5시, 한국영상자료원에서는 네마프 개막작으로 선정되었던 제인 진 카이젠 감독님의 “거듭되는 항거” 상영이 있었습니다. 그 후에 감독님과 관객들 간의 대화가 진행되었는데요. 외국 감독이라는 편견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부조리한 역사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작품을 만들고 계신 감독님의 이야기를 저희도 함께 들어봤습니다.

 

Q."거듭되는 항거" 라는 작품을 만들게 된 계기가 어떻게 되시나요?

A.이 영화는 2011년에 만들어졌습니다. 원래는 설치미술 작품으로써 6개 채널로 이루어진 비디오아트로 만들었습니다. 그러다 극장상영용으로 재편집 후에 영화상영도 할 수 있게 됐고요. 현재 갤러리에서 전시와 함께 진행되고 있습니다. 원래 역사와 사회문제에 대해서 관심이 많은데 특히 한국에서 이야기되지 않는, 가려져있는 역사문제에 대해 관심이 많았습니다. 특히 해방 후 한국전쟁이 일어났을 때까지의 시기에 관심을 가졌고 이때 일어난 일들이 한국전쟁, 냉전시기로 들어서는 데에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4.3항쟁이 가지고 있는 중요성을 생각했고 어떻게 보면 역사라는 것이 그때의 사건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도 영향을 미치고 살아서 되풀이 되는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이 작품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Q.이 영화가 원래 전시작품이라고 하셨는데요.  6개 채널 멀티채널비디오작품으로 제작을 하셨는데, 어떤 기준으로 채널을 나누셨는지 궁금합니다.

A.처음 설치미술로서 작품을 만들었을 때는 제목이 없었고 각각의 비디오로 나오는데, 항상 거기에 따른 제목을 생각하고 있긴 했습니다. 그 후 싱글채널(영화)이 되면서 제목을 만들게 되었는데 4.3사건이 얼마나 다층적이고 그 속에 다양한 갈등이 존재하며 단편적인 기억들이 다층적으로 합쳐있는지 그것들을 잘 표현하고 싶어서 6채널로 나누었고요. 이 사건을 하나의 연결되는 내러티브로 설명한다는 것이 굉장히 어렵다고 생각했습니다. 이것이 단순히 과거의 역사가 아니라 지금까지 살아 움직이고 있고 영향을 미치고 있는 사건이기 때문에, 다층적인 관점들 중 6가지 관점을 택한 후 그것을 6채널에 대입했습니다. 또한 이것으로 '역사는 선형으로 흘러가는 것이 아니다'라는 말을 하고 싶었고 4.3사건을 대하는 여러 가지 공존하는 관점이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었습니다.

 

Q.영화 안에 무속적인 부분들이 많이 등장하는데 그 부분을 어떤 의도로 영화에 넣으셨는지.

A.이 사건을 하나의 트라우마라는 말로 표현하는 것이 또 하나의 이해방법이라면, 영혼이나 빙의라는 개념을 볼 때 그것은 상징적 표현입니다. 지금 살고 있는 사람들의 영혼이 지고 있는 짐을 벗어주는 것을 상징하기도 하고 유가족들이 그 사람들을 충분히 애도하지 못하고 빚을 지고 살아간다는 것과 그러한 가슴 속 한을 풀어 줄 수 있는 유일한방법이 무속이라고 생각합니다. 빙의나 귀신이나 그런 개념은 그런 사람들의 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또한 굿이라는 것은 제주지역에서 특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데 사람들이 비정상적인 죽음을 당했을 때 이야기되지 못하고 묻힌 것에 대하여 이야기 할 수 있는 유일한 방식이여서 영화 속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Q.외국 감독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무속과 정서를 잘 이해했다고 생각이 되는데요. 문화적 차이나 이런 것들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없었는지 궁금합니다.

A.처음에 언어나 다른 여러 문제들 때문에 사람들과 관계를 한다는 것에 불리한 점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많이 도움을 주었던 사람들, 제주진상규명위원회 분들과 제주 4.3사건에 대해 글을 쓴 소설가 현기영씨, 역사가 김동주씨, 그리고 인류학자 선생님들이 제주문제와 무속에 대해 연구하셨던 분이었고 그 외에도 여러 분들이 많은 도움과 정보를 주셨습니다.

 

Q.외국 감독으로써 이러한 소재를 잡기까지가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어떠한 계기를 통해서 4.3사건으로 소재를 잡으셨는지 또한 외국에서 생활하실 때의 역사관이 따로 있으셨는지 궁금합니다.

A.우선 이러한 질문을 많이 받아왔습니다. 제게 역사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선입견을 많이 가지고 계시는데, 입양된 사람들의 침묵되는 역사들은 한국의 그것과도 관련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한국에 오게 된 것은 개인적인 일 뿐만 아니라 한국사회의 총체적이고 구조적인 문제를 이해하고 싶어서입니다. 또한 저는 그러한 생각을 가지고 한국에 들어오기 시작 한 입양아 세대에 속해있습니다. 제가 예전에 만든 작품 중에 '여자고아호랑이'라는 작품이 있는데, 그것은 한국의 근대역사 속의 여자와 어린이들을 다룬 작품입니다. 위안부, 미군기지촌 여성들, 입양아 이 3가지가 다른 면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강압적이고 구조적인 문제들이 이 사람들이 생겨날 수밖에 없지만 역사 안에서 침묵하도록 하는 메커니즘을 한국은 가지고 있습니다. 또 이 3가지가 가부장제도와 식민지 주의라는 것 안에서 그 역사를 하나의 과거가 아니라 과정으로 보게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개체들이라고 생각했습니다.근래 들어 침묵되었던 역사가 갑자기 이야기되기 시작하고 있고 이런 모든 것들이 맞물려서 입양아로서 한국의 침묵되고 있는 역사에 관심을 가지게 됐습니다.

 

글 뉴미디어루키 김성경/전진현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Trackback 0 Comment 0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