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8.14 12:02

[2014 NeMaf] <거미의 땅> 김동령, 박경태 감독을 만나다!

 

 

8월 11일에 소극장 산울림에서 상영된 <거미의 땅>을 보고 감독님들과 영화에 관한 이야기를 나눠보는 감독과의 대화 시간에 다녀왔습니다. 감독님들의 영화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Q. 두 감독님의 이 전 작품들도 작품의 대상이 기지촌 여성이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 지 궁금합니다.
A. (김동령 감독) 저와 박 감독님이 여성 단체 '두레방'에서 일을 했었고, 그래서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기지촌 여성의 삶에 더 관심이 갔던 것 같습니다.

 

Q. <거미의 땅>과 그 전 작품들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A. (박경태 감독) 이 전 작품들을 촬영하면서 우리 영화가 날 것으로 보는 느낌이 있지만 관객이나 감독, 시민단체의 시각에 따라 연출된 느낌이 나서 이 것을 고민하게 되었고 영화라는 본연의 의미에 솔직해지는 것이 옳다는 생각이 들어서 특정한 시퀀스를 통해 영화는 영화일 뿐이니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같이 구성하면서 만들자고 생각하게되어 그 전 작품들에 비해 형식이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A. (김동령 감독) 전 작품들은 한 사람 한 사람을 관찰하는 형식으로 진행했었지만 그 과정에서 다큐에 대한 회의감이 들었고, 사라지는 공간에 대한 아카이브를 찍게 되고 출연하시는 여성들을 관찰 대상에서 협업 관계로 바뀌게 된 것입니다.

 

Q. 콘텐츠는 어떻게 구성하셨는지 궁금합니다.
A. (박경태 감독) 사실 다른 방송국 PD분들이 인터뷰를 와서 여쭤보고 그럴 때 자신의 이야기가 아닌 혼혈의 아픔이나 트라우마적인 요소에 대해서만 이야기해달라고 해서 본인들의 판타지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 미친 사람처럼 대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 분들의 판타지를 담고 출연하신 분들과 소비되는 방식도 비평 되는 방식도 같이 공유하고자 했습니다. 오래 알고 지내던 분들이다 보니 같이 구성하면서 Bobby 어머니는 네러티브까지 연출이 되었고, 인순씨와 같은 경우에는 과거와의 대화를 시도하면서 다른 양색시들의 삶까지도 대변하는 방식으로 연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인순씨는 양색시를 하던 시절, 낮에 할 일이 없어서 극장에서 하루종일 영화를 보셨다고 하세요. 그래서 그런지 연기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던 것 같아요. 
A. (김동령 감독) 처음엔 세 분과 함께 협업을 해야 하다 보니 세 분의 스타일이 각각 달라서 고민이 많았어요. 안성자씨의 경우에는 본인의 판타지가 굉장히 많아서 그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우리에게 많이 들려주곤 하셨는데, 다른 두 분에 비해 항상 구성이 앞서 나가셔서 힘들었어요. (웃음) 그래도 촬영 내내 함께 고민하고 많은 아이디어를 주셔서 영화가 만들어진 것 같습니다. 나중에 편집하고 영화를 보여 드렸더니 영화에서 자기 분량이 너무 짧다고 아쉬워하셨어요. (웃음)

 

Q. 제목이 <거미의 땅>인데, 제목의 의도가 궁금합니다. 또한 영문 제목과 이름이 다른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A. (김동령 감독) 이 영화는 부산 영화제에 출품한 작품인데 한글 제목이 필요하다고 하셔서 이 작품에 첫번째로 등장하신 Bobby 어머니께서 항상 "우리는 개미처럼 일하고 거미처럼 사라진다."라고 하신 말씀이 와 닿아서 <거미의 땅>이라고 제목을 지었습니다. 또한 영어 제목인 'Tour of Duty'는 미군들의 입장에서는 '한국에서 근무하다'라는 의미를 지닌 기지촌에 대한 추억이 담긴 뜻이라면, 우리나라에서는 반대의 의미를 지닌다는 것이 흥미로워서 제목으로 정하게 되었습니다.

 

Q. 촬영자가 있는지조차 알 수 없을 정도였는데 혹시 의도하신 것인지 궁금합니다.
A. (김동령 감독) 다큐를 찍는데 연기가 아닌 실제의 모습처럼 보이면 다큐를 잘 찍는다고 이야기 하시는데, 사실 카메라가 있는데 신경을 안 쓴다는 것이 불가능하고 단지 카메라가 있다는 것에 익숙해지는 것 같아요. 카메라에 그 분들의 비참하고 가난한 트라우마를 담는다는 게 불편해져서 그 분들께 영화의 형식을 간략하게 설명드리고 우리가 추구하는 방향에 대해 말씀을 드렸더니 그 분들이 얘기하시면서 눈물만 흘리시니까 이런 식으로는 영화의 리듬감도 깨지고 말도 정리가 안 되고 진정성이 떨어진다는 생각이 들어서 자신들이 가진 판타지를 간단한 이야기를 만들어서 촬영을 하자는 결론을 내리고 촬영을 하다보니 촬영자가 없는 것 같은 느낌이 드신 것 같아요.

 

Q. 그렇다면 이 영화는 다큐에 픽션이 가미된 형식인데, 영화의 장르가 다큐일 수도 있고 극영화일수도 있지 않나요?
A. (김동령 감독) 관객 분들께서 우리 영화에서 픽션을 두고 출연진이 사실이 아닌 부분을 연기한 것 같다면 극영화로 볼 수도 있겠지만, 우리는 이 영화를 만들면서 다큐와 극영화의 구분에 대해서는 생각 안 해봤어요. 다큐에 극영화적인 실험을 더 하려고 한다고 생각하고, 굳이 장르에 구분을 둘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A. (박경태 감독) 영화를 편집하는 과정에서 안성자씨의 판타지 부분과 그 전 두분의 내용을 나누어서 안성자씨 부분은 극영화로 쓰고, 나머지 두분의 이야기는 다큐로 넣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었는데 우리 둘 다 세 분이 한 영화에 들어가야 한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었고, 그렇게 영화를 완성했습니다. 

 

Q. 처음부터 세 분을 염두에 두고 영화를 제작하신 것인지 궁금합니다.
A. (박경태 감독) 공을 많이 들였습니다. 그 분들께 바로 영화 제의를 드리는 것은 제 스타일이 아니기도 하고 그분들께 죄송스러운 마음이 들어서 그분들이 영화에 출연하고자하는 의지가 생기실 때까지 기다렸습니다. 원래 Bobby 어머니는 파주 선유리에서 기지촌 자치회 회장을 오래하셨는데 외부사람들에게 많이 시달려서 외부인을 반기지 않으셨어요. 그래서 삼고초려의 마음으로 기다렸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그 동네에 사는 '김종철'이라는 정신지체를 겪는 혼혈인이 있었는데, 촛불 집회등으로 서울이 시끄러울 당시에 파주에 뉴타운 돌풍이 불어서 건달들이 그 동네로 들어가서 '김종철'에게 뉴타운을 사라고 강요하다가 어느 술 취한 밤에  '김종철'을 때려 죽이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Bobby 어머니가 억울함을 호소하고 기록으로 남기고 싶다고 하셔서 영화에 출연 의사를 밝히셨습니다.

 

Q. 다음 영화 계획이 어떻게 되시나요?
A. 현재 안성자씨와 박인순씨와의 협업으로 다음 영화를 구상중에 있는데 아마도 박인순씨가 미국에 두고 온 딸을 찾아가는 내용으로 구성이 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안성자씨와 박인순씨를 일주일에 한 번, 이주일에 한 번씩은 보고 있고, 미술 전시에 쓰일 작품도 같이 만들고 있습니다.

 

 

 

기지촌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은 <거미의 땅> 감독님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영화로 관객들에게 감동을 주시길 기대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글 : 뉴미디어루키 한귀원, 주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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